한인밀집 아파트 대형 화재…인근 학교에 임시 셸터
화씨 100도의 폭염이 몰아친 7일 퀸즈 베이사이드 한인 밀집지역의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인 100여명이 집을 잃은 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후 2시15분쯤 벨블러바드 18애브뉴 교차로에 있는 7층 아파트 ‘벨셔 매너’ 옥상에서 발생했다. 아파트는 2개 동이 연결된 형태로 전체 150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이 중 최소 20~30여 가구에 한인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는 두 시간만에 진화됐지만 아파트의 150가구 전체가 안전상의 이유로 긴급 대피했다. 소방국은 5급 화재로 규정하고 현재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인근 학교를 임시 셸터로=현장에 출동한 적십자사 관계자들은 주민 600여명을 플러싱 PS184(163스트릿, 21로드 사이)로 긴급 대피시켜 임시 숙소로 사용토록 했다. 적십자사는 일단 3일간 이 학교를 셸터로 지정했다. 화재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이 학교가 임시 셸터로 지정된 이유는 냉방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적십자사는 주민들을 동원하기 위해 뉴욕시 시영버스도 동원했다. 휠체어에 의지한 노약자를 우선적으로 버스에 탑승시켰고, 나머지 주민들은 여행용 가방에 생필품을 급히 챙겨 줄지어 버스에 올랐다. ◇한인들은 발만 동동=이 아파트 2층에 거주하다가 아내와 2살, 4살 자녀를 데리고 대피한 피터 임(40)씨는 “이 무더운 날씨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어떻게 학교에 머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인근에 친척도 없어 마땅히 갈 곳도 없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임씨는 “소방국에서 생필품과 귀중품을 챙겨올 수 있도록 잠시 시간을 줘서 급한대로 몇 가지를 챙겨나오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6층에 사는 안호성(여·35)씨 역시 3살, 8살 자녀를 두고 있다. 안씨도 “적십자사에서 3일간 학교를 임시 셸터로 사용하게 했는데 무더운 날씨에 집에 언제 다시 들어갈 수 있겠느냐”면서 가슴만 두드렸다. ◇화재 순간 경보기 작동 안 해=2층에 사는 권정미(여)씨는 “타는 냄새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복도에 연기가 가득 차 있었지만 화재 경보기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재는 진화됐지만 7층은 물론 2층까지 화재 진압시 사용된 물과 그을음, 연기 냄새 등으로 주민들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상태다. ◇어떻게 되나=소방국과 적십자사에 따르면 8일 중으로 뉴욕시 빌딩국에서 나와 건물 안전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주택국도 나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빌딩국 검사 결과가 나와야 주민들이 언제 입주할 수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부 특별취재팀=안준용 차장, 신동찬·조진화 기자, 양영웅·이주사랑 인턴기자